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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민화작가가 꼭 알아야 할 저작권 상식❶( 민화와 저작권, 더 이상 낯선 관계가 아니다)
작성자 송현  게시일 2017-08-17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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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은 어느 날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우리와 함께 해 왔다. 단지 우리가 그것의 존재와 중요성을 간과한 채 살아왔을 뿐이다.

최근 들어 민화계에도 저작권관련 시비가 부쩍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사정을 감안해 저작권 전문변호사인 필자가 민화작가에게 꼭 필요한 저작권 상식을 몇회에 걸쳐 다뤄 보려 한다.
글 하병현(변호사, 법무법인 송현)

 

 

 

최근 들어 저작권 시비가 잦아진 미술 분야

저작권에 관한 권리 의식이 지금처럼 높아진 건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예전에는 저작권이라는 말 자체에도 익숙하지 않았을 뿐더러, 어떤 경우에 저작권이 발생하는지, 심지어는 자신에게 저작권이 있는 지조차도 모르고 살아온 시절이 있 었다.

그런데 저작권은 어느 날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우리와 함께 해 왔 다. 단지 우리가 그것의 존재와 중요성을 간과한 채 살아왔 을 뿐이다.

기술이 발달하고 사회가 다변화됨에 따라 사회 구성원들은 다른 사람과 차별화를 추구하게 되었고, 그러한 개성의 발현 으로 생성되는 콘텐츠의 양도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되었다.

 

이러한 콘텐츠들이 인터넷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자유롭게 공유되면서, 창작자는 그러한 것들이 자신의 경제적 이익과도 연결될 수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우 리 사회는 자연스럽게 창작의 중요성과 그 보호의 필요성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것이 우리 사회의 저작권 문화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문제는 저작권에 대한 관심이 창작자에게만 집중되고 일반 사용자들의 인식은 고양시키지 못했다는 데 있다. 권리 의식 이 높아진 창작자와, 여전히 별다른 죄의식 없이 남의 저작물 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사용자. 이 둘의 저작권에 대한 인식 차이는 결국 법적 분쟁으로까지 비화되었고 여기저기에서 저작권과 관련된 분쟁이 터져 나왔다. 미술 분야에서도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비껴갈 수는 없었다.

 

예전에는 저작권에 관한 특별한 인식 없이 남의 그림이나 이 미지를 무단으로 사용하였고, 저작권자마저도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식으로 이에 대해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저작권과 관련해서 빈번하게 분쟁이 발생하는 분야가 바로 미술저작물이고 그중에서도 특히 ‘이미지’가 문 제가 된다.

언젠가 이미지 제공업체가 이미지를 무단으로 사 용한  일반인 등을 상대로 대대적인 경고와 손해배상을 청구 한 적이 있는데, 이러한 일련의 일들과 저작권에 관한 사회 전반적인 인식 변화가 맞물리면서 미술 분야에서도 저작권 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미술과 관련된 저작권 강의나 교육을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저작권 교육은 ‘남의 것을 베끼지 말 것’이라 는 단순한 이치를 전달하는데 그칠 것이 아니라, 저작권이 침 해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명확히 구분하여 남의 저 작권을 침해하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지식과 소양을 쌓는데 그 목적이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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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어자가 꼭 알아두어야 할 세 가지 사항

민화인들 또한 보다 폭넓은 예술 활동을 위해서라도 저작권 에 관한 기본적인 내용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 통상 민화인들 이 그리는 민화는 예로부터 내려오는 민화를 단순히 모사模 寫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저작권 문 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모사의 대상이 되는 민화의 저작권 보호기간이 이미 경과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 화에는 기존 민화를 단순히 모사한 것이 아니라 거기에 일부 창작적인 요소를 가미한 2차적저작물인 민화가 있을 수 있 고, 전통적인 민화의 기법만을 사용하여 아예 새롭게 그린 민 화도 있을 수 있다. 이러한 민화를 그대로 모사하는 경우에는 저작권 문제가 발생한다.

 

그런데 문제는 민화를 모사하는 사 람 입장에서 그것이 저작권 보호기간이 경과한 민화인지 아 니면 새롭게 그려진 민화인지를 알기가 어렵다는 데 있다. 이 러한 경우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얘기하기로 하고 이번 호 에서는 일반적인 민화 관련 분쟁 시 우리 민화인이 꼭 알아야 하는 저작권에 관한 기본적인 내용들에 대해서만 간략히 살 펴보도록 하겠다.

 

저작권 침해 사건에서 통상 저작권 침해를 주장하는 사람은 “네 것이 내 것과 똑같다거나 비슷하다.”라고 주장하고, 상대 방은 그 반대로 “내 것은 네 것과 똑같지도 유사하지도 않다.” 라고 반박한다. 물론 이러한 반박이 틀렸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실제 저작권 소송에서는 이러한 단순한 반박 논리만 으로는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어렵다. 이러한 반박 외에 또 다른 무엇인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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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보자.

갑은 을이 그린 민화가 자신이 그린 민화와 동일하거나 비슷하다고 하면서 저작권 침해를 주장하고 있다. 이 경우 을은 갑에게 뭐라고 반 박하면 될까? 보통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내가 그린 민화는 너의 민화와 동일하지도 유사하지 않다!”라고 하면 될 것이다.

그런데 누가 봐도 을이 그린 민화가 갑의 민화와 똑같거나 비슷하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무 말도 못하고 그냥 있어야 만 할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을이 갑의 저작권을 침해했다 고 하기 위해서는

① 갑이 그렸다는 민화가 저작권법상 보호 받을 수 있는 저작물이어야 하고

② 그 저작권자가 갑이어야 하며

③ 을이 정당한 권원 없이 갑의 민화를 보고 그것과 동 일하거나 실질적으로 유사한 민화를 그려야만 한다. 이런 모 든 것이 충족되었을 때 을은 갑의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을의 민화가 갑의 민화와 동일하거나 실질적 으로 유사한 경우 을은 뭐라고 반박하면 될까?

 

크게 세 가지 를 주장할 수 있다.

① 갑이 그렸다는 민화는 저작물이 아니라 는 주장

② 비록 갑의 민화가 저작물이라고 하더라도 갑이 저작권자가 아니라는 주장

③ 을이 갑의 민화를 보고 그린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을이 이 세 가지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입증에 성공하면 을은 갑의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게 된다. 따라서 이 세 가지는 저작권 침 해 사건에서 방어자가 항상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반박 논리라고 할 수 있다.

 

 



 

저작권 침해 여부, 생각보다 복잡한 사안

저작권 침해 사건에서 당사자 간에 가장 치열하게 다투는 것이 바로 ‘저작물’에 관한 사안이다.

위에서 갑 의 민화가 저작물이 아니라면 갑은 그 민화에 대해 저작권을 갖지 못하고, 그렇게 되면 갑은 저작권자가 아니므로 을을 포함한 그 누구에게도 저작권 침해를 주장할 수 없다. 따라서 을은 갑이 그린 민화가 저작 물이 아니라는 것을 주장·입증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말하는 ‘저작물’이란 ‘인간의 사상이나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을 의미한다. 따라서 저작물이 되기 위해서는

① 인간이 만들어야 하고

② 표현되어져야 하며

③ 창작성이 있어야 한다. 저작물이 되기 위해서는 이 세 가지 요건 모두 를 충족해야 하기 때문에 이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흠결이 생 기면 저작물이 아니게 된다. 그렇다면 갑의 민화 저작물성 여 부와 관련된 을의 반박논리는 정해져 있는 셈이 된다.

 

① 갑 의 민화는 인간이 만든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고

② 쟁점이 되는 갑의 민화 중 특정 부분이 표현이 아닌 아이디어에 불과 할 뿐이라는 주장이며

③ 쟁점이 되는 갑의 민화의 전부 또 는 일부분이 창작성이 없다는 주장이다. 갑의 민화는 갑이 그 린 것이기 때문에 첫째 주장이 문제가 되는 경우는 없고, 대 부분의 다툼은 둘째 주장과 셋째 주장과 관련해서 발생한다. 위 사례로 되돌아가 살펴보면, 갑의 민화와 을의 민화가 동일 하거나 실질적으로 유사하다면, 갑은 위와 같은 동일 또는 유 사성에 관해서만 주장·입증하면 되지만, 을의 입장에서는 갑 의 민화가 창작성이 없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주장·입증해야 만 한다.

 

왜냐하면 외관상으로는 누가 보더라도 저작권 침해 라고 생각할 수 있는 여지가 높기 때문이다. 이 경우 을은 어 떤 주장을 할 수 있을까? 크게 세 가지를 주장할 수 있다.

① 누구라도 그렇게 밖에는 표현할 수 없다고 주장할 수 있고

② 이미 종래에 존재한 것이거나 통상적인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으며

③ 그 자체가 별다른 창작성이 없다고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주장은 갑이 그린 민화가 기존 민 화에는 없는 완전히 새로운 그림이라면 아무 소용이 없다.

 

갑의 민화가 기존 민화를 기초로 일부 변형한 그림인 경우에만 위 주장들이 의미를 가질 수 있는 것이다. 보통 민화는 기존 부터 내려오던 틀이 잘 변하지 않고 대체로 이전에 존재하던 민화를 참조해서 그리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등장하 는 인물이나 동물의 구도 및 배치, 윤곽 등의 요소는 대체로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갑의 민화는 누가 그리더라 도 그렇게 밖에 표현할 수 없는 것일 수도 있고, 갑이 기존 민 화를 변형했다고 하는 부분이 별다른 창작성이 없는 것일 수 도 있다.

 

따라서 을의 입장에서는 갑이 기초로 했던 기존 민 화를 찾아서 갑이 변형했다고 하는 부분이 위와 같은 이유에 서 창작성이 없기 때문에 비록 을의 민화가 갑의 민화와 동일하거나 실질적으로 유사하더라도 저작권 침해는 아니라는 주장을 펼쳐 나가야만 한다. 

 

민화와 관련된 저작권 이야기는 위와 같은 내용 이외에도 많 이 있지만, 이번 호에서는 저작권 분쟁 시 민화인들이 가장 먼저 살펴봐야 하는 부분에 대해서만 간략히 알아보는 것으 로 마무리하겠다.

실무에서는 저작권 침해인지에 대한 여부 가 명확한 경우보다 그렇지 않은 경우가 훨씬 더 많고 저작권 침해는 형사처벌 대상이기 때문에 저작권 분쟁이 발생하고 난 이후보다는 자신의 행위가 남의 저작권을 침해할 여지가 있다고 판단될 때 미리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무엇 보다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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