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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드라마 선덕여왕 저작권 분쟁 손해배상
작성자 송현  게시일 2017-07-07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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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선덕여왕 저작권 분쟁

표절에 관하여

우리는 종종 드라마나 영화를 보다보면 저 내용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데... 어디서 봤더라?라고 하면서 표절에 대한 의구심을 갖거나 때론 저런 장면들은 너무 통속적이고 흔해!라고 하면서 드라마나 영화 속 이야기나 장면들에 대해 진부함을 느끼곤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이런 생각들을 하게 되는 것일까?

그건 아마도 수천 년을 이어온 인간의 삶 속에서 인간이 추구해왔던 삶에 대한 보편적 가치들대한 본질적인 측면들이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가 않고, 역사적인 사실 등과 같은 공공의 자산 등은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가능하고 있다.

이들을 드라마나 영화 속 소재 또는 주제로 다루다 보면 그것이 취할 수 있는 플롯 등의 형태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그 속에서 형성되는 추상적인 등장인물들의 설정을 통한 사건전개가 전형성을 띌 가능성이 높다는 점과 저작권법에서는 표현된 창작물만을 저작물로서 보호하고 있다.

구체적 표현에 해당하지 않는 아이디어는 그것의 창작성 여부와는 무관하게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를 받을 수 없다는 점 등이 결합되어, 전형적으로 진행되는 사건전개나 유사한 아이디어로 표현된 장면들을 접하게 되는 관객들이나 시청자들의 입장에서는 표절의혹을 제기하거나 진부함을 느껴질 수도 있다는 데에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극적저작물들은 인간의 보편적인 가치 등을 바탕으로 하는 소재나 주제 그리고 추상적인 등장인물들의 설정을 통해 전개되는 전형적인 사건들만을 담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 이외에도 해당 작품만이 가지는 고유한 작품성이 가미되어 다른 극적저작물들과는 뚜렷이 구별되는 독창적인 부분을 함께 담고 있기 때문에,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연출되는 상황들이나 장면들이 전자 즉, 인간의 삶에 대한 보편적인 가치 등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상호 유사성을 띄는 것이라면 이는 아이디어에 불과한 것이거나 만인이 공유할 수 있는 공중의 영역(Public Domain)에 속하는 소재 등을 이용한 결과 또는 표준적인 삽화나 필수장면에 해당하는 것이어서 저작권법 상 문제가 될 소지는 없지만, 그렇지 않고 그와 같은 유사성이 후자 즉, 특정 작품만이 가지는 독창적인 요소들의 차용에 의한 것이라면 이는 소위 표절에 해당되어 저작권법 상 논란이 될 여지가 다분히 있게 된다.    

 

저작권 침해여부

극적저작물의 저작권 침해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것이 창작적 표현형식만을 저작물로서 보호하고 있는 저작권법의 본질적인 부분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다는 점은 물론, 저작자의 보호와 저작물의 공정한 이용도모를 통한 문화 및 관련 산업을 향상 발전시키고자 하는 저작권법의 목적과도 밀접한 관련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항상 염두 해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점과 관련하여 이하에서는 대법원에서 현재 소송계속 중인 일명 선덕여왕사건의 1, 2심법원의 판결내용을 통해 극적저작물의 저작권 침해여부를 바라보는 여러 관점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선덕여왕 저작권 침해 손해배상 청구소송

선덕여왕사건은 뮤지컬 대본 The Rose of Shron. 무궁화의 여왕 선덕(이하 이 사건 대본이라 함)을 창작한 원고가 드라마 선덕여왕을 방영한 피고 문화방송 등(이하 피고들이라고 함)을 상대로 저작권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 등을 청구한 사안이었다.
먼저 1, 2심법원의 결론부터 살펴보면
1심법원1)은 피고들이 원고의 이 사건 대본에 관한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다.
2심법원2)1심법원과는 상반된 결론을 내렸다

통상 저작재산권의 침해여부는 침해저작물이 피침해저작물에 의거하여 만들어졌는지 즉, 의거성여부와 양 저작물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이 있는지 여부를 순차적으로 판단하게 된다.
이 사건 1, 2심법원도 이러한 판단기준 및 순서에 따라 저작재산권 침해여부를 판단하였다

먼저 피고들이 이 사건 대본을 이용하여 드라마 선덕여왕을 제작, 방영하였는지 즉, 의거관계의 존부3)와 관련하여 1심법원은 피고들이 이 사건 대본에 접근할 상당한 가능성이 있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또한 원고가 유사하다고 주장하는 등장인물 및 그들 사이의 상호관계에 있어서의 유사성 등은 현저한 유사성이라고는 할 수 없다는 취지로 판시함으로써 양 저작물의 의거관계를 부정한 반면, 2심법원은 비록 이 사건 대본이 출판되지 않았고 피고들에게 직접 교부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피고들의 이 사건 대본에 대한 접근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양 저작물은 모두 역사적 사실로부터 유추하기 매우 어려운 원고의 독창적인 산물이라고 할 수 있는 역사적 오류를 포함하는 등 현저한 유사성을 공유하고 있다는 취지로 판시함으로써 양 저작물의 의거관계를 인정하였다.  

 

이 사건 대본과 드라마 ‘선덕여왕’ 사이의 ‘실질적 유사성’ 여부와 관련

1심법원 4)2심법원은 그 유사성의 유형을 크게 부분적문언적 유사성5)포괄적비문언적 유사성6)으로 대별한 후 그 각각의 유사성 여부에 관하여 판단하였다.
먼저 부분적문언적 유사성에 관하여
1, 2심법원 모두 양 저작물 사이의 대사부분들은 일견하여 보더라도 문자적 또는 문언적으로 일치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함으로써 양 저작물 사이에는 부분적문언적 유사성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동일한 판단을 하였으나, 포괄적비문언적 유사성관련하여서는 1, 2심법원은 아래와 같이 서로 상이한 결론을 내렸다
 
1) 전체적인 줄거리와 관련하여

1심 법원은 양 저작물은 전체적인 줄거리가 일치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2심 법원은 뮤지컬 공연을 위한 대본인 이 사건 대본과 TV 방송을 위한 대본 또는 드라마인 드라마 선덕여왕은 그 문예장르의 차이로 인하여 표현이 달라질 수밖에 없고, 이러한 표현상의 차이는 포괄적비문언적 유사성의 판단에 있어 그 비중을 높게 두어서는 아니 된다는 전제하에서, 양 저작물은 문예장르의 분량의 차이로 발생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건전개와 표현에 있어서 세밀함의 차이를 제외하면 주제와 전체적인 줄거리는 일치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시함으로 1심법원과는 상반된 결론을 내렸다.  

 
2) 등장인물의 구체적 성격 및 역할과 관련하여

1심 법원은 드라마 선덕여왕의 등장인물들은 이 사건 대본의 등장인물들보다 더 복합적이고 다변적인 특징을 보이고 있는 등 유사한 부분보다 그렇지 않은 부분이 더 많기 때문에 그 구체적 내용과 표현형식에 있어서 양 저작물은 실질적 유사성을 인정하기는 어렵다.
또한 등장인물 사이에 유사성이 인정되는 부분은 매우 전형적이고 표준적인 표현에 불과하여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되지 않는 추상적인 아이디어의 영역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2심 법원은 이 사건 대본과 드라마 선덕여왕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차이는 문예장르와 분량의 차이 등으로 인한 것에 불과하므로 이러한 것들에 비중을 둘 것이 아니라, 등장인물들의 성격과 역할의 유사성과 역사적인 오류에 속하는 부분에서의 유사성에 더 큰 비중을 두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3) 등장인물 사이의 관계와 관련하여
1, 2심법원 모두 등장인물 간의 대립구도 자체나 등장인물이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는 설정 및 애정의 삼각관계 등은 작품의 소재로서 아이디어에 불과하여 저작권의 보호범위에 포함되지 않으나, 등장인물 간의 구체적인 관계의 전개는 저작권에 의해 보호되는 영역에 해당한다고 전제한 후, 미실과 덕만 등 각각의 구체적 등장인물들 간의 관계에 관하여
1심 법원은 이 사건 대본과 드라마 선덕여왕은 그 구체적 내용과 표현형식에서 실질적인 유사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2심 법원은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등장인물 간의 관계가 보다 세밀하게 다루어진 것은 이 사건 대본에 비하여 대폭 늘어난 분량으로 인한 것에 불과하므로 이러한 차이가 양 저작물의 본질적인 부분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볼 수는 없고, 역사적으로 쉽게 추단될 수 없는 등장인물들 간의 애정관계는 단순한 아이디어나 표준적 삽화 또는 필수장면이라고 볼 것이 아니라, 양 저작물의 실질적 유사성을 판단함에 있어서 고려하여야 할 요소라고 판단하였다.  
 
4) 구체적 줄거리와 사건전개과정에 관련하여

1심 법원은 원고가 주장하는 사건의 전개과정은 그 부분이 실질적 유사성을 인정할 만큼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특징들에 있어서의 유사성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영웅의 등장과 관련된 문예적, 서사적 저작물에서 통상적으로 등장하는 필수장면에 해당하는 사건전개로서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것이 불가능한 부분이라고 판단하였다.

2심 법원은 역사물에 흔히 사용되는 소재를 사용한 저작물이라고 하더라도 소재의 선택과 구성의 조합에 독창성이 있는 경우가 있고, 특히 역사물에 있어서 역사적 사실로부터 추론할 수 없는 인물이나 사건(역사적 오류)을 창안한 후 이를 역사적 사실에 가미하는 경우에는 개개의 소재가 표준적 삽화나 통속적전형적 장치로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도 전체 저작물의 창작성을 쉽게 부인하여서는 아니 되며, 소재의 조합과 구성 및 줄거리의 전개를 전체적으로 살펴 다른 일반적인 저작물과 구분되는 독특한 개성을 가진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창작성을 인정하여야 한다는 전제하에서, 이 사건 대본의 구체적 줄거리와 사건 전개과정에 창작성을 인정한 후, 이 사건 대본과 드라마 선덕여왕은 장르가 다르고, 등장인물의 수와 성격, 사건 전개방식의 복잡성, 이야기의 구성이나 인물 심리묘사의 치밀성에는 차이가 있으나, 이러한 차이는 문예장르와 분량의 차이에 따른 당연한 결과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고, 이와 같은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대본만이 가지는 독특한 창작성을 공유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대본과 드라마 선덕여왕은 구체적 줄거리와 사건전개과정이 서로 유사하다고 판단하였다


 ‘선덕여왕’ 사건의 1, 2심법원의 판결내용을 종합적으로 정리해 보면

1심 법원

이 사건 대본과 드라마 선덕여왕사이에 일부 유사성이 인정되는 부분은 대부분 표현이 아니라 아이디어 영역에 속하거나 표준적 삽화 내지 필수장면에 해당되는 부분에 불과하고 양 저작물 사이에 부분적문언적 유사성이나 포괄적비문언적 유사성을 발견할 수 없어서 실질적 유사성 요건이 충족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함으로써 피고들의 드라마 선덕여왕이 원고의 이 사건 대본의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다.
 

2심 법원

극적저작물에 있어서 주제, 인물, 구성 및 사건의 전개가 조화를 이루는 구체적인 설정은 비록 위 구성요소 하나하나는 독립하여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을 수 없다고 하더라도, 전체적으로는 하나의 저작물을 다른 저작물과 구별할 수 있는 근간이므로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인 표현으로 보아야 하는데, 이 사건 대본과 드라마 선덕여왕은 장르적 특성, 등장인물의 수, 등장인물의 성격이나 역할의 구체적세부적인 묘사, 사건전개의 세밀함 등에서 차이가 있다.

주제를 포함하여 전체적인 줄거리가 일치하고, 주요 등장인물들의 성격과 역할 등이 상당할 정도로 동일하거나 유사하며, 이러한 동일유사부분이 양 저작물 전체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등 극적저작물에 있어서의 보호대상인 표현으로 볼 수 있는 주제, 인물, 구성 및 사건의 전개가 조화를 이루는 구체적인 설정이 유사하므로, 양 저작물 사이의 포괄적비문언적 유사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함으로써 피고들의 드라마 선덕여왕이 원고의 이 사건 대본의 저작권을 침해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선덕여왕’ 사건의 저작권 침해여부 판단

1심 법원과 2심법원의 중요한 차이점은 양 저작물의 문예장르의 차이와 분량의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세밀함의 차이 등을 고려요소로 삼을 것인지 여부와 등장인물 등 극적저작물을 이루는 각각의 구성요소에 대하여 이를 하나하나 분해하여 그 저작물성 여부를 판단할 것인지 아니면 그 각각의 구성요소를 전체적으로 파악하여 그것의 저작물성 여부를 판단할 것인지에 있다고 할 것이며, 이러한 관점의 차이에 따라 이 사건의 결론이 달라졌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다른 저작물과는 달리 극적저작물의 저작권 침해여부에 관한 판단은 저작권에 관한 고도의 전문성과 법적 통찰력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겠지만, 비록 그와 같은 저작권에 관한 전문적 소양을 갖추고 있더라도, 아이디어와 표현의 구별에 관한 판단기준의 모호함과 그 경계의 불명확성 그리고 극적저작물의 저작권을 바라보는 판단주체의 태도 등에 따라 서로 상이한 결론이 도출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점을 감안하더라도, 극적저작물에 관한 저작권 침해여부의 판단은 극적저작물이 가지는 여러 특유성과 고유성을 충분히 고려하여 창작자의 창작의욕을 고취시키면서 이를 통해 우리 문화도 함께 향상 발전시킬 수 있는 토대위에서 이루어져야만 할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향후 이 분야에 대한 연구가 보다 활발히 전개되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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